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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부하 산정의 기본이라도 알아둬야하는 이유
완속 충전기를 여러 대 설치할 때,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7kW 완속 20대면 전기가 140kW 필요한 거 아닌가요?”
“그럼 계약전력을 무조건 그만큼 올려야 하나요?”
“아파트는 밤에 몰릴 텐데, 동시충전을 얼마나 잡아야 안전하죠?”
“부하관리 상한을 얼마로 걸면 민원 없이 돌아갈까요?”
이때 흔히 두 극단으로 나뉩니다.
이론 최대치(정격×대수)로만 계산해서 과도한 증설을 해버리거나,
“어차피 다 같이 안 쓰겠지”로 접근해서 트립·끊김·민원이 폭발하거나.
부하 산정의 본질은 이 사이를 현실적으로 메우는 것입니다.
완속 다수 설치의 핵심은 “대수”가 아니라 동시사용률(동시에 몇 대가 실제로 충전하는가)이고, 이 동시사용률을 기반으로 운영 목표 전력(상한)을 설정한 뒤, 필요하면 부하관리로 안정성을 담보하는 방식이 가장 실무적입니다.
이번 7편에서는 완속 다수 설치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부하 산정 프레임을 정리합니다.
숫자를 외우는 글이 아니라, 어떤 시설이든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생각하는 방식”을 만들기 위한 글입니다.

기본 공식: “정격×대수”는 시작점이고, 답은 “정격×동시대수”다
완속 충전기 부하 산정은 구조가 단순합니다.
충전기 정격(kW) = 한 대가 최대로 끌어갈 수 있는 전력(상한)
설치 대수 = 물리적으로 설치한 수량
동시 충전 대수 = 특정 시간대에 실제로 충전 중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수
따라서 실무 산정은 결국 이 형태로 정리됩니다.
필요 전력(kW) ≈ 충전기 정격(kW) × 동시 충전 대수(대)
그런데 문제는 “동시 충전 대수”가 고정값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값은 다음 요인에 따라 변합니다.
입주민/직원 EV 보급률(전기차 비율)
이용 패턴(퇴근 후 몰림 vs 분산)
충전 주기(매일 충전 vs 필요할 때만)
충전 환경(지정석/공용, 무료/유료, 예약 가능 여부)
계절(겨울 전비 저하로 충전 빈도 증가 가능)
부하관리 정책(상한 설정 시 세션 길이가 늘어나는 효과)
그래서 동시사용률은 “정답”이 아니라 “가정”입니다. 다만, 좋은 가정은 두 가지를 만족해야 합니다.
1.보수적이라서 안전할 것
2.과도하게 보수적이지 않아서 비용이 터지지 않을 것
동시사용률을 잡는 3단계: 데이터가 없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 방법
동시사용률을 잡는 가장 안전한 방식은, 아래 3단계를 순서대로 밟는 것입니다.
1) 피크 시간대를 먼저 고정한다(‘언제’ 동시에 쓰는가)
완속은 ‘언제’가 중요합니다. 시설별로 피크 시간대가 다릅니다.
아파트: 퇴근 후~심야(저녁~새벽)
오피스: 출근 후~근무시간(주간) 또는 장기 주차면(종일)
상가/공영: 방문 시간대에 파형이 생김(주말/이벤트 영향)
동시사용률은 “하루 평균”이 아니라, 가장 몰리는 시간대 기준으로 잡아야 합니다. 트립은 평균에서 안 나고, 피크에서 납니다.
2) ‘동시대수’를 직접 가정한다(퍼센트보다 대수가 실무적)
“동시사용률 40%” 같은 퍼센트는 언뜻 쉬워 보이지만, 실제 운영 설계에서는 동시대수로 표현하는 편이 더 명확합니다.
예: 완속 7kW 30대 설치
동시 6대: 42kW
동시 10대: 70kW
동시 15대: 105kW
이렇게 단계별로 계산하면, 전력 여유에 맞춰 “현실적인 운영 목표”를 정하기 쉬워집니다. 퍼센트는 나중에 붙여도 됩니다.
3) ‘운영 정책’을 동시대수에 반영한다(공짜/유료/예약 여부가 크다)
현장에서 동시사용률을 가장 크게 흔드는 건 “사람의 행동”입니다. 이 행동은 운영 정책이 바꿉니다.
무료 + 공용: 꽂아두고 오래 점유 → 동시대수 증가, 회전율 낮음
유료(시간/전력 기반) + 점유 페널티: 회전율 상승, 장시간 점유 감소
예약/대기 시스템: 피크를 평준화할 여지가 생김
야간 할인/권장: 피크를 특정 시간대로 유도할 수도 있음
즉, 동시사용률은 기술이 아니라 정책 변수입니다.
같은 30대라도 운영 정책에 따라 “동시 8대”가 될 수도 있고 “동시 18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하 산정 실전 프레임: ‘3개의 숫자’만 정하면 된다
데이터가 없는 초기 단계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유용한 프레임은 “3개의 숫자”를 정하는 것입니다.
1.설치 대수 N
2.1대 정격 P(kW)
3.피크 시간대 동시대수 S(대)
그럼 아래가 자동으로 나옵니다.
이론 최대 = N × P
피크 목표 = S × P
상한 설정(부하관리 적용 시) = 피크 목표 또는 그보다 약간 낮게
예시 1: 아파트 완속 7kW 20대 설치
N=20, P=7kW
이론 최대: 140kW
동시대수 가정 S=8
피크 목표: 56kW
이 경우 “계약전력을 140kW 늘려야 한다”가 아니라,
피크 목표 56kW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여유가 56kW보다 부족하면,
S를 낮추고(동시대수 제한)
부하관리로 분배하거나
운영 정책으로 피크를 분산
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조정합니다.
예시 2: 오피스 완속 7kW 10대 설치(근무시간 분산)
N=10, P=7kW
이론 최대: 70kW
동시대수 가정 S=4
피크 목표: 28kW
오피스는 주차 시간이 길고 사용 패턴이 분산되기도 해서, 아파트와 다른 가정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희망”이 아니라, 피크 시간대가 언제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입니다.

결론
완속 다수 설치에서 부하 산정은 “정격×대수”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답을 만드는 공식은 이겁니다.
필요 전력 = 정격(kW) × 동시 충전 대수
동시 충전 대수는 시설의 피크 시간대와 운영 정책에 의해 결정된다
데이터가 없을 때는 “동시대수”를 단계별로 가정해 전력 목표를 세우고, 부족하면 부하관리/정책으로 보정한다
이 프레임을 잡아두면, 충전기 설치가 ‘감’이 아니라 ‘설계’가 됩니다.
그리고 이 설계가 안정성을 만들고, 결국 민원을 줄입니다.
다음 8편에서는 부하관리(Load Management) 기초를 다룹니다.
부하관리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 상한을 걸면 사용자 경험이 어떻게 바뀌는지, “상한을 너무 낮게 걸었을 때 생기는 문제”까지 포함해 운영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